[책/소설]편지/히가시노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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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책과 영화

[책/소설]편지/히가시노게이고

by 꿈꾸자인생 2019. 12. 8.

영상 만드는 취미 활동을 쌓아가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 중에 '글쓰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찾은 책은 다름 아닌 '편지'라는 소설책이었다. 흠뻑 빠질 수 있는 소설책을 찾고 있었는데, 시중에는 너무 많은 소설책들이 출판되어 있지 않은가. 그냥 제목 하나만 보고 반신반의 하며 e-book으로 구입한 책인데 공연한 걱정을 한 게 아닌가 싶다. 편지라는 세계에 아주 흠뻑 젖어 나왔다.

 

 

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일순간 살인마라는 끔찍한 악마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형.

그 누구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성실하고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형이 일순간 살인마가 되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만 훔치고 나오려고 했던 가정집에서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것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 열심히 살려고 한 죄밖에 없던 형. 이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동생에게 형은 한없이 안타까운 존재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과연 동정심을 유발할 만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그들에게 형은 죄없이 선량한 사람을 죽인 잔혹한 살인마일 뿐이다. 이것은 그 어떠한 이유와 사정에서도 절대로 옹호될 수 없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동생에게 보내는 유일한 매개체. '편지'

어린 나이에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형은 언제나 동생 생각뿐이다.

그 곳에서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인 '편지'를 의미하며, 이 책은 형과 동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고받는 편지에서 바뀌어가는 그들의 감정선을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하였다. 형의 사정을 알고 보면 안타깝기도 했지만, 열아홉이란 나이에 '살인마의 동생'이라는 지울 수 없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는 동생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형을 안타깝게만 바라보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가혹했던 것이다.

 

그래도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형을 동생만큼은 받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감정선이 조금씩 바뀌어가며 결국에는 교도소에서 출소를 얼마 남지 않은 형에게 '의절'을 건내는 장면은 실로 여러 감정선 중 압권인 부분이었다.

 

 

형이란 사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볼 수 있는 것일까?

형. 동생. 형에 의해 죽은 사람의 유가족.

'살인'이란 이 세 부류에게 실로 상상하기 힘든 서로 다른 고통을 주었다.

 

살인자인 형에게 편지는 동생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단 하나의 실낱같은 희망이자

유가족으로부터 본인의 죄를 회개하기 위한 유일한 매개체였지만.

 

끔찍한 살인으로 인해 한순간에 지옥을 오가야했던 유가족에게 그 살인자의 편지는

본인의 죄를 회개하는데 급급한 살인자의 오만한 가득한 또 하나의 끔찍한 고통이었던 것이다.

 

또한 살인자의 동생으로 낙인찍혀 차갑도록 냉정한 현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모든 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던 동생에게는, 교도소에서 보내는 형의 편지가 시시콜콜한 걱정과 안부만 늘어놓고 세상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해대는 얄미운 것이었으리라.

 

 

이런 분들에게 추천!

책을 읽으며 여러 번 눈시울을 붉혔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알고 보니 너무나 유명한 작가여서 놀랐고,

그 유명세가 이러한 서정적인 소설로 인한 것이 아닌 추리소설 덕분이라는 것에 더욱 놀랐다.

스테디셀러이자, 이미 일본에서는 몇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소설.

그것도 모르고 정말 '제목'만 보고 아무것도 모른 채로 찾아 읽은 소설이었다니...(나 자신이 놀라울 정도)

순식간에 소설에 몰입하여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타고 오르내리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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