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홀로 여행 2일차 - 분화구를 품은 송악산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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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여행

제주도 홀로 여행 2일차 - 분화구를 품은 송악산의 끝에서

by 꿈꾸자인생 2015. 2. 22.

 

제주도 여행

 ◇ 제주도 홀로여행 2일차 ◇

 

 

 

 

'와..진짜 제주도에 왔구나..'가 느껴졌던 송악산과의 첫대면

신비로웠다. 마치 그 크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커다란 거북이 등껍질 위에 올라탄 기분이었다. 분명 육지에 있는 산인데, 마치 외딴섬 같았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푸른 초원위에는 헐벗은 야생마 무리가 방목되어 뛰어놀고 있었다. 초록의 가득한 풀들이 경관을 더욱 평화롭게 연출했다. 사납게 일렁이는 바다 주변에는 깍아 내려지는 아찔한 절벽과 돌덩이들이 그곳의 호위무사마냥 듬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송악산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시작한 등산!



저 멀리 보이는 산방산을 송악산으로 착각하고 걷기를 1시간. 아침일찍 길을 떠난 하루가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순간 난 포기하고 택시를 탔다. 우체국 앞에서 택시를 타고 얼아안되 바로 송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힘들게 길을 헤맨지 꽤 된탓에 택시기사님이 내려주시는 곳에 발을 딪자 긴장감이 확 무너져 내렸다.

 

잠깐 심신의 재정비를 하고자 송악산 입구 바로 반대편에 위치한 스타벅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짐을 풀고, 그간 내가 겪은 여정들을 키워드로만 추려 노트에 적었다. 그리고 패딩 주머니 안에 구겨진 종이쪼가리들을 정리한 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곳을 나와 성큼성큼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송악산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아름다움.

지난밤 머물렀던 숙소 사장님께서 강추하셨던 바로 이곳 송악산. 그 중에서도 '송악산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아름다움'이란 사장님이 말씀하신 표현이 굉장히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실제로 직접보게되니 왠지모를 전율이 느껴졌다. 한눈에 보이는 산방산과 송악산 사이의 아기자기하게 옹겨붙은 시내들과, 그곳을 둘러싼 바다 그리고 3D 그래픽을 보는 듯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산방산의 모습은 정말이지 멋지다는 말이 아쉬울정도였다. 그 광경에 취해 오르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위해 셔터를 누른 순간들이 꽤나 된다.

 

 

송악산의 깎아내려지는 절벽과, 드넓은 초원의 광활함.

송악산의 둘레를 걸어올라 드넓은 초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좀 더 올라 송악산의 꼭대기까지 가보기로 했다. 사실 아무런 정보없이 '송악산'이라는 이름하나만 보고 향한 길이기에 몰랐는데, 송악산 정중앙에는 커다란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 어느정도 송악산에 올라 내려다본 산의 초원지대. 꽤 넓은 대지와 굴곡진 산능성이들이 위엄있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송악산 정상에 있는 비석으로 향하려면 이 분화구의 주변 능선을 따라 걸어야 하는데, 그리 겁이 많지 않는 사람인데에도 걷는길에는 분화구 안으로 자칫 떨어질까 조마조마 했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 내 옆으로 유유자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송악산을 오르시는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기도 하고 순간 창피하기도 했었다.^^;

 

능선을 따라 걷길 30분 남짓.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에 순간 '와서는 안되는 곳인가'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미 떠난 발걸음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정상을 향해 걷다보면 송악산의 주변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한쪽에는 망망대해가, 한쪽에는 발 한번 잘못 들이면 헤어나올 수 없을것만 같은 굴곡진 초원이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한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어 자연의 위엄을 느끼기에 충분했던것 같다. 혹여나 쓰레기라도 잘못 버리고 오는 날에는 자연이 날 가만히 둘것 같지 않은 무서움에 입산  전 가져와 이미 빈컵이 되어버린지 오래인 아메리카노를 그 추운 날씨속에서 하산할때까지 꼭 움켜쥐고 있어야 했다. (중간에 쓰레기통하나 없었다는게 함정..)

 

▲ 분화구를 앞에두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위태롭게 느껴질정도로 분화구로 향하는 경사가 꽤나 급했다.

 

▲ 그렇지만 나도 한컷! ㅋㅋ^^

 

이윽고 송악산 정상에 도착!

100m 조금 넘는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서의 희열은 충분히 다가왔다. 무척이나 거셌던 바람과, 바로 아래 보이는 분화구와 드넓은 초원들이 그 어느 산보다도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사진 뒤로 보이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진다.

 

정상에서 돌아온 길을 내려다보니 저 ~ 멀리서 다른 여행자가 분화구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고 있었다. 사진상에는 원근감이 좀 아쉽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위엄에 크게 하번 놀랄것이니 정말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내려오는 길은 다소 위험해 보였다. 낭떨어지로 떨어져 죽을만한 곳은 없었지만;, 좁은 능선을 따라 듬성듬성 길이 나있는 돌계단 주위에는 딱히 안전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 길을 성큼성큼 내려가셨던 아주머니들이 아직도 참 대단한것 같다...;;) 혹시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송악산정상에서 얼른 내려가 평지에 있던 오기전 들렀던 파리바게트로 향하고 싶은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

 

2시간 남짓. 송악산을 마무리하며..

송악산은 제주도 여행에서 꼭 한번 가볼만한 곳으로 강력히 추천하는 곳이다. 겨울 여행인 덕에 남아 있는 풍경의 모습이 아름답다기보단 위엄어렸던 느낌이 강하지만, 따뜻한 봄에 그 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포근한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충분히 상상이 간다. 정상까지 올라 하산하는 길이 그리 안전해보이진 않으니, 되도록이면 관광객이 있는 타이밍에 사람들과 함께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튼 이번 여행자체가 현지에서 입소문으로 물어물어 즉흥적으로 계획된 여행이므로 이 곳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굳이 다루지 않았지만, 그건 다음번 제주도 여행때 해야할 것들 중 하나로 남겨 놓으련다.

 

 

▲ 송악산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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