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홀로 여행 2일차 - 화산이 만든 보물 제주도 주상절리대 / 해녀 해산물 회

 

제주도 여행

 ◇ 제주도 홀로여행 2일차 ◇

 

 

자. 다음은 어디를 갈볼까나.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용머리해안의 풍경을 산방산주변 눈요기로 부리나케 마무리하고 잠시 거리에 멈춰섰다. 어깨에 짊어진 15kg에 육박하는 가방쪽으로 손을 주섬 주섬 더듬더니 벌써 닳을 만큼 닳아버린 지도한장을 꺼내든다. 바로 제주공항에서 챙겨온 관광안내지도. 제주도의 볼거리들이 한눈에 표시되어 있어 정말 요긴하게 사용하던 중이었다. 자. 그럼 이제는 정말 어디를 가볼까나. 벌써 지칠대로 지쳐버린 일정이었지만, 현재시각 오후 1시. 그래서 나의 다음 행선지는..? 그래! 너로 정했다! 주상절리대!

 

가는길은 이쁜데..걷기엔 정말 멀다..무슨 계왕신 만나러가는 오공인줄..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제주도 버스여행. 나에겐 든든한 서일주 버스(702)이 있으니 걱정이 없었다. 다시금 702번 버스를 타고 가기를 40분정도. 주상절리대는 제주도 서일주버스(702번)를 타고 '중문초등학교' 앞에서 하차 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까지 쭉~내려와 삼거리 왼편으로 또 쭉~가면 나온다. 걸어서 한...25분~30분정도 걸리는것 같다. 덕수초등학교 앞에서 내린후 물어물어 제주국제컨벤셔센터 앞까지 가는길..빨간 앵두 비슷한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참 예뻤다. 주변에 탱글탱글한 감귤이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들도 있으니, 빨갛고 노란 색체가 다시 한번 나의 제주도를 실감케 했다. 그건 그렇고, 가도가도 코빼기 하나 보이지 않는 주상절리대..'너 대체 어디에 있니..'

 

▲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려가는길. 이렇게 까지 길 필요가 있을까. 가는 거리가 지나친감이 없잖아 있지만 경치는 참..'제주스럽다.' 주변의 담벼락을 자처하고 있는 수많은 갈대무리 넘어에는 노오랗게 잘익은 감귤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사진속에 그 장면이 함께 없는게 아쉽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주상절리대..너 대체 정체가 뭐니'

무튼! 걸어걸어, 물어물어 주상절리대에 도착했다. 걸어온 거리가 무색할만한 싼값으로 주상절리대 입장표를 구입하고(어른 2000원) 바로 앞에서 오뎅꼬치 하나를 사물었다. '와....이맛..!' 하던 차에 국물에 떨어진 하루살이....몬가 되는게 없는 하루임을 느끼며....'그렇지만 질수없다..'란 야무진 다짐. 이 악물고 최대한 어묵꼬치맛에 더욱 집중했다. 그리고 도착한 주상절리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구경중이었다.

 

 

'주상(柱狀)과 절리(節理)'라는 말을 아는가. 「주상은 기둥모양이라는 한자어이고, 절리는 암석에 갈라진 면을 뜻하여 직역하면주상절리는 곧 기둥모양의 갈라진 면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화산암에는 주상절리와 판모양의 판상절리가 발달되는데, 이 중 주상절리는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 이라 한다. 특히 제주도의 주상절리대는 최대 높이 약 25m에 달하는 수 많은 기둥모양의 암속이 중문/대포해안선을 따라 약 2km 에 규칙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마치 신이 빚어 놓은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한다. 약 14~25만년전에 형성된 제주도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 443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

 

 

물론 그러기 어렵겠지만, 제주도 주상절리대가 갖는 학술,경관적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고 갔으면 어땠을까...? 모르긴해도.. 조금이나마 더 이 곳에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단순히 용암으로 인해 생겨난 곳 정도로만 알고 간 곳에서 그곳의 모습을 한 눈에 담는 순간 흥미를 잃었다. 모양새가 무척이나 신기했지만 이 당시 나에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 때 다시 한번 실감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워낙 모르니 그 고생하고 와서도 재미를 느낄 수 없구나....참 스스로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이곳의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치만 이 정도의 경관을 과연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멋진 곳임엔 틀림없었다. 자. 한번 느껴보시길...

 

 

 

 

 

 

드디어 조우한 제주도 해녀산 해산물 회 ! 과연 그 맛은?

 

넘치도록 기다린 하루였다. 우결에서 봤던 곳 만큼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분명 소라도, 해삼도, 전복도 모두 살아 있었다. 주상절리대를 보고 나오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계신 어르신으로부터 해산물 회를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정말 '맛' 정도만 보고 싶었다. 혼자였고, 해산물로 배를 채우기에는 너무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10000원 정도면 가격은 오케이! 중자 하나 시켰더니 어르신께서 문어다리도 덤으로 얹어주셨다~~진짜 이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는데..쉽게 볼 수 없는 '광광지 내에서의 인심'도 함께 맛볼 수 있었다.

 

▲ 문득, 추위에 퉁퉁불은 어르신의 손을 보니 괜한 안쓰러움이 일어났다. 으휴.. 이놈의 감성은 점점 주책이다..

 

그리고 나타난 근사한 회 한접시!

 

 

전복은 종종 먹어본 나였지만 데치지 않은 생전복을 회를 먹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맛이 너무나도 궁금한 터였다. 바닷물의 소금기 그대로 차려진 싱싱한 회 한접시. 그리고 매콤새콤한 새빨간 초고추장. 일단 비주얼깡패로서 손색이 없는 한상이었다.

 

 

과연 그 맛은 어떨까..? 그냥 소금기 가득한 바닷물에 한번 적신 시원하고 딱딱한 전복이었다...삼계탕에 들어가던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전복과는 전혀 다른, 솔직히 말하면 좀 많이 실망스러운 전복회의 맛이었다. 물론 신선도를 평가하자면 내 감히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 오히려 덤으로 주셨던 문어숙회의 맛이 일품이었다.

호기심을 해결했다는 정도로 만족하고, 나중에 다시 제주도를 재방문하게 되었을 때, 굳이 찾아서 사먹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만약 우결에 나왔던 것처럼 해안가 바로 앞에서 해녀들이 직접 막 건져올린 해산물을 썰어주는 곳을 발견한다면 다시 한번 그 맛과 그 분위기를 경험해보고 싶긴할 것 같다.

 

후기

제주도 주상절리대 뿐만이아니다. 어느 광광지를 가든, 광광지라하면 그 곳의 문화역사적 가치가 어마어마한 곳일거라 생각된다. 그러한 곳들을 단순히 얇팍한 지식을 토대로 함부로 평가하는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여행을 하면서도 좀 더 그곳에 대한 정성을 쏟는 것이 더 많은 재미를 얻어갈 수 있는 방법이 되겠구나라고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보러가는 거라면, 크게 감명깊진 않을 수있으니 이곳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한번쯤 알아보고 가자. 이곳이 얼마나 가치있는 곳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