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홀로 여행 2일차 - 걸어서 용머리해안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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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여행

제주도 홀로 여행 2일차 - 걸어서 용머리해안 가기

by 꿈꾸자인생 2015. 2. 22.

 

제주도 여행

 ◇ 제주도 홀로여행 2일차 ◇

 

용머리해안은 제주도 서일주버스 702번을 타고 '산방산'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후, 약 30분정도 걸어야 갈 수 있다.

 

 

걸어서 용머리해안까지..'굳이 이렇게까지 할필요 있니'

이날 유난히도 자유로운 여행에 한이 맺혔었나보다..백화점 1시간 쇼핑에도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선 진이 다 빠지는 내가, 송악산을 가기 위해 그 좋은 택시 놔두고 자진해서 한 시간을 넘게 걷더니, 구경 잘 하고 나와 또 다시 그만큼을 걷겠단다..

 

 

용머리해안 가는이유..? '제주도해녀들이 갓 건진 해산물 먹으러!'

사실 용머리해안에는 애초에 관심조차 없었다. 가면 용머리모양의 해안이있겠지란 뻔한생각. 그보다도 예전에 '우리결혼했어요'란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홍진영 커플이 제주도 놀러갔다가 해안가에서 해녀분들이 방금 막 건진 신선한 해산물을 그자리에서 회로 떠먹는 바로 그 장면! 그래서 제주도 오면 먹고 싶었던 1순위가 해물라면, 2순위가 이 해녀들이 막 건져올린 해산물이었던 것이다.. 근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게 바로 용머리 해안가는 길에 있다는거라...그래서 걸어간거다. 송악산에서 산방산까지..

송악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찍은 사진. 왜 이때 용머리해안까지 걸어가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했을까..15kg 무게의 배낭도 있었고, 방금 송악상 정상을 다녀와서 힘도 빠졌었었고...심지어 아침도 빵으로 때우고..거의 공복에 게다가 곧 점심시간이었자나..

 

 

산방산 앞에 위치한 용머리해안 가는길에 맞이한 '자유로움'

송악산에서 용머리해안까지는 걸어 걸어 약 1시간정도 걸렸던것 같다. 아직도 생각나는건 해안을 따라 쭉 걷는데, 진짜로 내가 걷고 있는 해안도로, 바다 그게 보이는 전부였다는 사실이었다. 화장실도 없고, 쓰레기통도 없고, 심지어 사람도 없었으며 차도 거의 다니질 않았다. 뒤로는 송악산이, 앞으로는 산방산이 멋지게 펼쳐진 곳에 오른쪽에는 파도치는 바다가 햇살이 반사되어 마치 벗꽃 흩날리듯 부서지는데, 과연 그곳에서 어느 누가 '자유'를 느끼지 못할까.

▲ 해안도로를 벗어나 들어선 또 다른 어느 해변가. 뒤로는 방금 정상을 찍고 다녀 왔다는게 믿기 어려운 송악산이 더욱 멀어져있다.

 

▲ 산방산은 참 묘한 매력이있다. 마치 실제인데도 3D 그래픽같아서 저 멀리에서도 금방 도달할것만 같은데..실은 생각 이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거..앞으로는 더욱 가까워진 산방산의 모습이 멋지다. 정말 너만 보고 걸었다.!

 

근데 그것도 잠시였다. 해변가로 들어서면서 배는 고파오고, 아직 절반밖에 오질 못한듯하고..근데 버스정류장도 없는 진퇴양란의 상황에 빠진것이다. 아무도 없는 해변가에서 배낭을 등받이삼아 홀로앉아 해가 더 지기전에 얼른 오늘 묵을 숙소부터 알아봤다. 그러다 발견한 게스트하우스! 정말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하루를 제공한 이곳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드디어 보인 이정표! 용머리해안을 목전에두고..

드디어 만났다. "용머리 해안 1.3km" 이정표..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자 드디어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사람 내음 가득할것같은 관광명소에 입성한게 실감났다. 비수기고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실제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덕분에 조용한 산방산 주변 동네를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다.

 

▲ 고즈넉한 거리의 산방산 주변 풍경은 이렇다. 간간히 아담한 전원주택 답벼락 넘어로 보이는 노랗게 편 감귤의 모습들이 조화를 이룬다. 저 멀리 드디어 버스도 보이고, 전신줄도 보이고, 걸어온 먼길을 뒤로하고 어느덧 마음의 안정이 밀려오던 찰라였다.

 

 

오면서 알아본 게스트하우스들의 향연

산방산 근처에 들어서니, 오면서 알아봤던 게스트 하우스들이 눈이 띄었다. 고심끝에 예약한 곳은 아니었지만, 다른 블로그 통해서 알아본 숙소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가니 참 보너스로 얻은 재미가 솔솔했다. ▲ 위의 게스트하우스는 chef 출신의 사장님께서 석식을 고급레스토랑 못지않게 기막히게 해준다는 곳이고 ▼ 아래 저녁에 다 함께 하는 막걸리 파티가 으뜸인! 곳이라고 한다. 두곳 모두 바로 산방산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거리상으로는 좋았으나, 내가 좀 까다로운 탓인지, 다른곳을 선택했다. 

 

 

우뚝솟은 위엄을 자랑하는 산방산!

도착한 산방산의 모습은 견고하기 그지없는 철옹성과 같았다. 서서히 높아지는 산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앞에 우두커니 솟아있는 커대한 산방산의 모습은 위엄있어 보이기에 충분했다. 산방산 주변에는 팬션들도 세군대이상 눈에 띄었다. 식사할 수 있는 식당들도 꽤 있어 급할경우 주변에서 충분히 숙식은 해결할 수 있을 환경이었다. 

 

산방산에 올라가 보진 않았지만, 오가며 들은 바로는 산방산 정상은 입산이 통제되어 있고, 중간에 보이는 자연 석굴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딱히 추천받은 곳은 아니라 가지 않았지만, 주변 인터넷통해서 보면 산방에서 내려다본 풍경도 정말 멋진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중간에 있는 절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 

 

 

 
굳게닫힌 용머리해안. 그곳과의 아쉬운 작별인사

내가 용머리 해안을 필두로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지만,  사실 용머리 해안에서 기억남는 장면은 많지 않다. 정말로 회떠주는 해녀분들 만나러 이 곳에 온 것이었고,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도 찾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산방산의 웅장함도 눈앞에서 볼 수 있었고, 용머리해안도 생각한것 이상으로 인상깊은 곳이 되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생기긴 했었지만, 이곳은 관광시에 안전위험이 있어 애초에 잠정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저기 왼편에 보이는 해안절벽을 따라서 위에서 봤을때, 용의 머리와 같다하여 '용머리해안'이라고 한다. 출입이 허용되었을 때에는 해안절벽쪽에 해녀들이 각종 해산물들을 팔고 있었지만, 지금은 통제중이라 보다시피 아무것도 없었다. 나중에 내가 다시 여기를 찾을까? 라는 의구심은 들지만, 용머리 해안을 직접 찾진 않더라도, 산방산에 올라서서 용머리 해안에서 용의 머리를 한번쯤 볼 생각은 있는것같다.

 

 

후기.

힘들수록 기억에 남고, 리스크를 선택할수록 나만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용머리해안까지 부지런히 걸었지만 그곳에 들어서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이 분명있지만

송악산에서 용머리해안까지 걸었던 그 길목이 나에겐 충분한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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