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중요한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언젠가부터 중요한 것들이 나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직장, 외모, 주변의 평판 등..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 어느새 나에게 중요한 것들이 되어 있었고 나는 그런 중요한 것들만을 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이래서 나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싫다.
마음만큼은 언제나 더 중요한 것을 볼 줄 아는 아이이고 싶은데 말이다. 하지만 시간은 냉정하고 매우 빠르다. 내가 어찌 해 볼 수도 없을 만치. 마치 폭우로 불어난 강위에 허우적대며 절망적으로 떠내려가는 사람들처럼 시간 앞에, 그리고 변해가는 나의 모습 앞에. 나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화장실 세면대의 검노릇하게 끼어있는 묵은 때처럼, 좀처럼 씻겨내려가지 않는 내 눈 앞의 빛바랜 필터. 아세톤으로 눈을 박박 문질러 닦는다면 다시 어린 아이의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 거의 모든 어른들의 현실로 바래진, 얼룩진 시각들로 말미암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어른이 되어가며 씻을 수 없는 현실이 내 온몸을 휘감아 있는 것을 인정하지만, 언제나 정말 중요한것을 바라보려는 내 마음의 눈이 현실 그 반대편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마음만큼은 더욱 중요한 것을 볼 줄 아는 어른이고 싶다.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들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오래될 수록 진한 국물을 우러내는 것과,
오래되어 썩은 이끼로 변모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지 아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당장은 '현실의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조금씩 '아이의 시각'의 의미를 깨달아 갈수록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길들인. 나를 길들인. 내가 속한. 내가 가지고있는. 이란 얘기란 곧,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정성을 들인 것들 이란 의미이다. 내가 진심으로 정성을 들이고 사랑한 것/사람들은 현실에서 통용되고 있는 몇가지 잣대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어린왕자란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단순히 몇가지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고 내 주위 소중한 것들을 평가절하해 버리는 안타까운 현대인들의 변해버린 태도를 아름답게 풀어낸 책이다.
올해 이 책을 6번 정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했던것 같다. 여자를 만날때나, 첨보는 사람을 만날때나 노력과 정성없이 쉽게얻고 쉽게 판단하려하는 나의 '어른스러움'을 반성했다.
앞으로도 종종 이 책을 가볍게 읽어 나가겠지만,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을 잊지 않겠다.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삶을 살며 또 내 삶에서 그런것들이 무엇인지 잘 헤아려가며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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